“정황상 제가 손모씨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지난 9월 8일 이렇게 해명했다. 대통령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는 ‘고발사주’ 의혹은 국민의힘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야권에 사주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발장이 손준성 검사로부터 김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의혹이 보도된 후 김 의원은 여러차례 오락가락 해명하며 논란을 키웠다. “고발장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면서도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는 식이다.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전 총장 역시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종이 문건이든 디지털 문건이든 간에 작성자와 출처가 나와 그게 확인돼야 신빙성 있는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숨지 말고 우리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은 “갑자기 중대발표를 할 듯이 언론 앞에 나타나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을 한다고 호통을 쳤다”며 “여기는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받들어 모시는 정치판”이라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