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전자제품 트렌드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매년 1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올해 CES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먼저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를 살펴보면, AMD의 ‘라이젠 5000시리즈’가 혁신상을 수상했다. 라이젠 5000시리즈는 인텔 CPU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 시장에서 역대 최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롭게 PC를 구입한다면 이젠 인텔보다 AMD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상식이 됐다.
이외에도 웨어러블 기술, 스마트 시티, 디지털 헬스, 스마트 홈, 로봇, 드론, 게이밍, 컴퓨터 주변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수상했는데 그중 몇가지를 살펴보자.
‘엡시(Epsy)’는 간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발작, 유발인자, 약물을 추적·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이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전문가 간의 대화와 정보 공유를 간소화해 시간을 절약하고 치료 계획을 개선할 수 있다. 규제 준수 및 동급 최고의 데이터 암호화를 사용해 신뢰도를 높였다.
3D 홀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캡처, 편집, 스트리밍할 수 있는 렌더링 소프트웨어 ‘임버스(Imverse) 라이브3D’도 주목을 받았다. 이를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가공해 영상을 렌더링하고 사실적인 3D 디지털 인간을 생성할 수 있다. 임버스의 기술은 원격회의, 원격의료, 게임, 온라인 교육,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AI 펫(Pet)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소재로 만들어진 ‘모프린(Moflin)’은 살아 있는 진짜 반려동물처럼 귀여운 소리를 내고 사랑스러운 행동을 한다. 모프린에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AI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IBM은 비영리 해양 연구단체인 프로메어(ProMare)와 협력해 만든 자율운항선박 ‘MAS(Mayflower Autonomous Ship)’로 혁신상을 받았다. MAS에는 AI,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등의 최신 기술이 활용됐으며, 선장도 승무원도 없이 스스로 항해하고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MAS의 개발팀은 2년 동안 100만개가 넘는 해상이미지를 사용해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MAS의 핵심 기술인 ‘AI 캡틴’은 선박의 등급, 중량, 화물 유형, 부표, 방파제, 분실된 컨테이너 등과 같은 여러 위험을 감지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앞으로 MAS는 해양학자 및 다른 선박과 협력해 중요한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고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해양 환경을 이해하는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 밖에도 많은 흥미로운 제품들이 있는데 지면 관계상 일부만 소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만도, 루플 등 여러 국내기업도 혁신상을 수상했는데, 국내기업의 제품은 이미 언론에 많이 소개됐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우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놓여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기술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IBM은 비영리 해양 연구단체인 프로메어(ProMare)와 협력해 만든 자율운항선박 ‘MAS(Mayflower Autonomous Ship)’로 혁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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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