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F코드 이야기 外

주영재 기자
2020.10.26

기록으로 재구성한 우울증 ‘투병기’

<나의 F코드 이야기> 이하늬 지음·심심·1만6000원

[신간]나의 F코드 이야기 外

한 번쯤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앓지만 주변에 이를 알리는 이들은 드물다.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편견에 사람들은 ‘나 정도면 괜찮아’라며 부인하거나, 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칠 경우가 많다. 저자는 어느 날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고, 무기력함을 느끼면서 우울증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머뭇거리며 찾아간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각 질병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질병분류기호가 있고, 정신과 질환은 F로 시작한다)을 받는다. 1년이면 다 나을 것이라 낙관했지만 우울증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책은 기억과 기록으로 재구성한 우울증 ‘투병기’ 혹은 ‘관찰기’이다. 저자는 우울증에 따른 두려움과 불안감을 솔직히 드러내면서도,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 역시 비염·고혈압처럼 치료·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 취재로 약의 작동 원리, 나에게 맞는 의사·상담사를 찾는 법, 심리치료와 자살 예방과 관련한 글을 함께 실어 실용적인 도움도 준다. 그러면서 덜 우울하고 덜 아픈 삶을 사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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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백인인가? | 진구섭 지음·푸른역사·1만8000원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려 숨진 이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었다. 재미 사회학자인 지은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미국의 인종 차별을 파고들었다. 저자는 사료와 과학 연구를 토대로 미국의 인종 차별이 제도적·사회적으로 이뤄졌고, 법은 물론 종교와 과학이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인, 히스패닉 등 비백인 집단이 받은 차별의 역사도 더했다. 특히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이 흑인보다는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 분투한 과정을 ‘모범 소수인종론’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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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나라 | 최재왕 지음·대한물과건강학회 감수 여름언덕·2만원

언론인이자 과학도 출신인 저자가 세계 각지를 누비며 조사한 천연광천수에 대한 기록이다. 수돗물, 정수기 물, 생수, 약수가 마셔도 괜찮은 물인지를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좋은 물의 조건을 모두 갖춘 약알칼리성 천연광천수의 가치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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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발걸음 |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반비·1만9000원

리베카 솔닛의 아일랜드 여행기로 청년기 걸작으로 꼽힌다. 솔닛은 어머니 쪽 혈통 덕에 아일랜드 국적을 얻어 조상의 나라지만 낯선 아일랜드를 찾게 된다.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학을 읽고, 책을 써나가는 여행이라는 두 차원의 여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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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거짓말 | 프랑수아 누델만 지음 문경자 옮김·낮은산·1만9000원

위대한 교육론을 쓴 루소는 자신의 아이를 버렸다. 푸코는 진실을 말할 용기를 주장하면서 에이즈를 숨겼다. 보부아르가 페미니즘의 기초를 마련한 때, 한 작가와 사랑을 나누며 순종적 여성을 자처했다. 책은 철학자의 이론과 실천 사이의 ‘거짓말’을 탐색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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