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뻐근하고 아플 때는 모과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2019.10.14

모과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며 열매는 9월에 황색으로 익으며 향기가 좋으나 신맛이 강하다. 열매는 차로 달여 먹거나 기침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인다. 위키피디아

모과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며 열매는 9월에 황색으로 익으며 향기가 좋으나 신맛이 강하다. 열매는 차로 달여 먹거나 기침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인다. 위키피디아

오늘도 무릎, 허리, 어깨 등등 근골격계 환자분들이 많이 오셨다. “예전에는 이 정도 운동이나 일을 해도 안 아팠는데 이상하게 아프다”며 오신다. 우리 몸은 착하다. 잘 참아준다. 참다가 참다가 ‘아, 정말 이제는 알려야겠다’ 싶을 때 통증이 온다. 이를 통증의 역칫값이라고도 하는데 체질과 성향에 따라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보통 이렇게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이나 봄철에 많이 오신다. 아예 추울 때는 보온을 확실히 하고 조심해야 하는데, 더웠다가 추워지니 적당히 대처를 못해 근육통이 오기 쉽다.

근육 문제를 치료하는 한약들을 서근활락약(舒筋活絡藥)이라고 한다.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약재들이다. 그 중 1번으로 나오는 약이 ‘모과(木瓜)’다. 장미과 식물인 모과나무의 성숙한 열매로 지금이 차로 만들어 맛보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는 ‘설사하고 구토하는 곽란 이후에 근육이 뒤틀리고 뻐근하면서 아픈 증상에 주로 쓴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설사·이질 이후에 갈증을 멎게 해준다.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고 돼 있다.

‘명사’는 모과보다 조금 작은 열매다. 일본모과라고도 한다. 가래를 삭히고 모과와 마찬가지로 근육이 꼬이고 통증이 오는 것을 치료하고 술독을 풀며, 메스꺼운 오심증상과 역류성 식도염과 같이 신물을 토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돼 있다. 그 향이 매우 강렬해 옷장에 넣어 두면 좀을 없애기까지 한다고 한다.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모과는 실제 한의원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보통 한 제에 마른 모과 껍질을 80~100g 정도 쓰는데, 열매로 따지면 상당한 양이다. 또한 모과주라고 해 술을 담가 육체노동자들의 만성근육통에 함께 쓴다. 일반적으로 모과를 꿀이나 설탕에 절여서 달달한 차로 마신다. 이는 ‘감이완지’라고 해 단맛으로 이완시키는 효능을 배가시킨 것이다. 모과는 근육이완 효과가 좋다. 모과는 특이하게 많이 먹으면 치아와 뼈를 상하게 한다고 돼 있다. 또한 진음이 부족한 증상, 즉 무릎·허리가 아프지만 근육이 아닌 골다공증이나 뼈에 이상이 있을 때는 효과가 없다. 똑같이 무릎·허리가 아파도 근육을 많이 써서 오는 경우에 효과가 좋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처럼 노동도 운동도 잘 못하시는 분들에게는 모과차가 그다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또 변비가 있는 자는 복용을 금하라고 돼 있다. 습기를 말리는 효과가 있어 자칫 대변의 수분마저 없애 건조하게 하니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똑같은 무릎·허리 통증이어도 근육의 문제냐, 뼈의 문제냐에 따라 그에 맞는 치료법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차가우면 근육이 굳어서 당기고, 열이 있으면 근육이 짧아져서 오그라든다고 돼 있다. 근경직과 근위축의 차이를 설명한 것이다. 당연히 치료법도 다르다. 한의학은 계절에 맞춰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과 열매 등으로 병을 예방하고 불편한 것을 대처하는 방법을 많이 알려준다. 지난주 주제였던 눈과 상열감에 좋은 국화에 이어 근육 뭉침에 좋은 모과 역시 그렇다. 그러나 만약 불편함을 넘어 병이라고 생각할 정도면 한의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매체별 인기뉴스]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주간경향
    • 레이디경향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