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말 <뉴스룸> 메인구성 작가 임경빈씨 “때론 기자처럼, 때론 조사원처럼”

2017.10.24

[주목! 이 사람]JTBC 주말 <뉴스룸> 메인구성 작가 임경빈씨 “때론 기자처럼, 때론 조사원처럼”

“뉴스에도 작가가 있어요?”

JTBC 주말 <뉴스룸> 메인 구성작가로 일하는 임경빈씨(36)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방송 뉴스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앵커와 기자도 있지만 뉴스 PD, 카메라 기자, 그래픽 디자이너 등 많은 제작진이 참여한다. 이들 중 한 명이 방송작가다. 임 작가는 “방송작가는 때론 기자처럼, 때론 조사원처럼, 때론 그래픽 디자이너처럼 1인 다역으로 일하며 프로그램을 만든다. 뉴스에도 작가가 있냐는 질문이 익숙할 만큼 시사방송작가의 존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올 17일에 출간되는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부키)에는 시사방송작가의 삶이 담겨져 있다.

시사방송작가는 자기 영역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 가깝다. 임 작가는 “방송작가는 일면식이 없는 사람에게 질문하고 취재하고 방송 섭외를 한다. PD, 기자와 토의해 취재 방향을 정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해 CG 그래픽을 만들기도 한다. 뉴스를 모니터링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대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방송국에서 일하며 방송을 만들지만, 현재 방송국에 직접 소속돼 있는 작가는 단 한 명도 없다. 임 작가는 “과거 지상파 방송만 있던 시절에는 KBS나 MBC에서 공채로 선발하는 작가들이 있었다. 하지만 방송작가는 1990년대 후반을 거치면서 방송 시스템 외주화의 물결에 휩쓸려 ‘일괄 외주화’당한 대표적 직군이 돼버렸다. 지금은 모든 방송작가가 프리랜서, 더 정확하게는 방송 직종 개인사업자다”라고 말했다.

임 작가는 영화인이 되고 싶어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시사방송작가 일이 지금은 밥벌이 수단이 됐다. 2003년 BBS FM <아침저널>에서 막내 작가로 일을 시작해 MBN, 연합뉴스 TV, TBS를 거쳐 JTBC 주말 <뉴스룸> 메인 구성작가가 됐다. 임 작가는 “학부 3학년 때 <독서와 토론> 수업을 담당하던 교수가 수업에 나오는 대신 라디오 막내 작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돈도 벌고 성적도 딸 수 있어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군대 전역 후 논술 강사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했지만 다시 이 길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사방송작가를 ‘불안 노동자’라고 칭한다. 항상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일을 할 수 있어서다. 언젠가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그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뭘까. 임 작가는 “한마디로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다. 시사와 정치에 관심이 컸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영향 덕분인지 시사와 정치에 관심이 높았다. 이걸 직업으로 하니 자연스레 잘 맞았다. 내가 같이 일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고, 일도 여러 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 웹소설 작가와 플랫폼을 연결해주는 회사 <피치웍스> 대표직도 겸하고 있다.

<정상빈 자유기고가 literature09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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