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걸로 장난치면
용서하지 말자고요”
중국산 김치에서 납도 모자라 기생충 알까지 검출됐다는 보도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전에도 납꽃게, 찐쌀,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장어 등 중국산 먹을 거리가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값싼 중국산만 찾은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검역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행정당국에 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국민들은 이제 ‘중국산’이라면 입에 대기를 꺼린다. 식육가공전문업체 선진 직원들이 중국산 먹을 거리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편집자>
(주)선진 편 윤덕병(31·SJFarms팀), 배해균(29·식육유통B.U팀), 윤명진(28·SJFarms팀), 홍장호(27·식육유통B.U팀), 이영선(23·식육유통B.U팀), 조인정(22·SJFarms팀)
윤명진: 요즘은 김치뿐만 아니라 중국산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써 붙인 식당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정말인지 의심돼요. 하도 속다보니까요.
홍장호: 어제도 식당 갔는데 김치 주면서 ‘우리는 직접 담가요’라더군요. 최근에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에서 김치 담그는 광경을 직접 보여주기도 하던데.
이영선: 제 생각에는 중국산 먹을 거리가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국민들이 싼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뭐든 싼 것만 찾고 업자들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가격에 맞추기 위해 싼 것을 수입하고…. 조금 비싸도 우리 스스로 국내산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농민들도 생각하고요.
윤덕병: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더 큰 문제예요. 일본도 우리와 똑같이 수입하는데 별 문제 없잖아요. 왜 같은 음식을 수입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유해물질이 검출되는지 반성해야 해요.
윤명진: 일본은 수입할 때부터 아주 철저히 검사한대요.
배해균: 소비자들이 싼 것을 찾기 때문이 아니라 일반 식당에서 마진을 맞추기 위해 싼 것을 들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싸다고 무조건 구입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고 봐요. 적어도 먹을 거리에 대해서는 웰빙이다 뭐다 해서 유기농이나 국내산을 더 많이 찾죠. 그런데 왜 시중에는 싼 중국산이 많이 유통되는 걸까요? 중국산은 소비자들의 밥상보다는 식당에 더 많이 들어간다고 봐야죠.
조인정: 체인점에서 김밥을 먹는데 자기네 할머니가 만들어준다고 하던데요. 이번에 이 일이 터져 오히려 잘 된 거 같아요. 먹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서 더 깔끔하게 되지 않을까요.
윤덕병: 중국산 김치를 직접 사먹지는 않지만 분식 체인점 같은 곳에서는 싼 것을 찾잖아요. 싼 김밥이나 분식을 찾으니 반찬을 싸게 들여올 수밖에 없죠.
홍장호: 우리나라 농산물이 비싸다고 하는데요. 원산지에서는 싸대요. 유통과정에 마진이 붙으면서 비싸지는 거죠. 지금 농민들 쌀 때문에 난리인데요. 쌀도 원산지에서는 싸지만 우리가 대형 할인마트에서 사는 쌀은 비싸잖아요. 우리나라 농산물도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윤덕병: 현실적으로 중국산을 안 먹고 안 쓸 수는 없잖아요.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해요. 수입할 때 검사도 철저히 하고요.
이영선: 꾸준히 좀 했으면 좋겠어요. 문제가 터지면 항상 그때뿐이에요. 이때만 지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절대 바로잡을 수 없을 거예요.
조인정: 그리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태도도 버려야 해요.
윤명진: 무엇보다 체계적 관리가 정말 중요해요. 이대로 가다가는 마음 놓고 먹을 음식이 뭐가 있겠어요. 이런 일이 터졌을 때 정부 부처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거죠. 툭 하면 인원이 부족하다는 말만 하고요.
배해균: 이런 일 터질 때마다 항상 개탄하는 건데요. 우리나라와 일본이 너무 비교돼요. 일본 정부는 강력대응하고 우리 정부는 흐지부지 넘기는 듯한 느낌도 받고요. 혹시 중국 시장에서 전자제품을 더 팔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어요. 만약 그렇다면 크게 잘못된 거죠. 전자제품이 문제인가요? 먹을 거리는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거잖아요.
윤명진: 수입업자들이 적절한 값을 치르고 제대로 된 제품을 수입해야 해요. 너무 싼 거만 찾으니까 불량품이 수입되는 거잖아요.
배해균: 처벌도 강화해야 해요. 유해음식을 유통시키면 강하게 처벌해야지요. 처벌이 너무 약하니까 짧은 시간에 바짝 벌고 벌금 조금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죠. 병역문제에 관한 한 전 국민이 일어나서 규탄하는데 왜 먹을 거리에 대해서는 그때뿐인가요.
조인정: 이번 김치파문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우리 김치의 이미지가 훼손될까 우려돼요.
이영선: 사실 전 김치를 잘 안 먹는데요….
배해균: 정확히 말해야죠.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고. 하하.
홍장호: 김치를 아예 안 먹어요?
이영선: 김치볶음밥 같은 데 들어간 김치는 먹죠. 제가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고…. 솔직히 국내산인지 중국산인지 제대로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구별법에 대한 홍보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윤덕병: 국민들은 나중에 알고 분노할 따름이죠. 애초부터 정부에서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이제는 국민들도 이왕이면 우리 농산물을 사면 좋겠어요. 농민들도 살리고 우리 건강도 챙기고. 서로 좋은 일 아니겠어요?
윤명진: 아까도 일본 얘기가 나왔는데요. 식품 관련 문제가 터지면 매스컴에서도 일본과 자주 비교하더라고요. 솔직히 기분은 그다지 안 좋지만 그래도 배울 것은 배워야죠. 객관적으로 봐서 좋은 태도라면 자존심이 좀 상하더라도 노골적으로 따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것도 얼마나 철저하게 검사하는지 몰라요. 한 예로 일본은 자국 소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도축할 때나 시장으로 출하할 때 광우병을 비롯한 모든 검사를 다 통과한 고기만 내놓는다고 하더라고요.
조인정: 근데 왜 우리나라는 그렇게 안 하는 건가요? 꼭 일이 터지고 나야 까다롭게 하잖아요. 그것도 계속 까다롭게 하면 또 몰라. 잠깐 그렇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흐지부지…. 국민들에게는 대처방법을 내놓는 게 고작이에요. 대처방법이 무슨 소용이에요. 이미 다 먹었는데.
윤덕병: 아무리 국가간 수입장벽이 낮아졌어도 먹을 거리만큼은 철두철미하게 검사했으면 좋겠어요.
배해균: 이제는 김치를 사먹기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 중에는 김치 담그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던데요. 이러다가는 남자들이 김치를 담글 줄 아느냐 모르느냐로 신부감을 결정할지도 모르겠어요. 하하.
이영선: 혹시 알아요? 오히려 여자가 신랑감을 고르는 조건이 될지…..
배해균 그럼 내가 직접 담가야 하나?
윤명진: 김치 담글 줄 아는 신부감을 찾는 것보다는 직접 담그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점수도 후하게 받고. 하하.
홍장호: 아까도 얘기가 나왔지만 솜방망이 처벌은 절대 안 돼요. 철퇴를 가해야 해요. 여태까지 먹을 거리와 관련해서 얼마나 많은 일이 터졌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그때마다 솜방망이 처벌이었다고 봐요. 대통령도 힘주어 말씀하셨잖아요.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고요. 근데 왜 말씀뿐이에요?
윤명진: 국민들도 그런 기업은 완전히 외면해야 해요. 만두 파동 생겼을 때 생각해보세요. 망한 기업은 힘없는 중소기업이었잖아요. 대기업은 말짱하고요. 음식과 관련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대기업이 망할 정도로 외면해버려야 해요. 그래야 정신 차리지.
윤덕병: 정확한 보도도 중요해요. 언론에서는 무조건 나쁜 면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고 허용치라는 게 분명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은 대개 기사 맨 끝에 짧게 들어가게 마련이죠. 나쁘다는 면만 강조하니 국민들은 당연히 그 음식을 먹지 않게 돼죠.
배해균: 여기 우리 얘기를 취재하는 기자들도 와 있지만, 대놓고 얘기해서 죄송하지만, 저 역시 언론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너무 나쁜 면만 부각하니까 열심히 일한 사람도 피해를 보죠. 만두 파동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때 자살한 만두회사 사장 있잖아요. 전 그 사람이 참 불쌍하더라고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하는데….
윤명진: 대다수 국민들은 식품 쪽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잖아요. 아직 기억에 생생한데요 예전에 아질산나트륨 때문에 육가공회사가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어요. 아질산나트륨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아질산나트륨은 소시지 같은 육가공식품을 만들 때 허용치가 분명 있어요. 그리고 식중독을 막기 위해서 아질산나트륨은 필요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언론에서 ‘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이라고 대문짝만한 제목을 내보내니 국민들이 덜컥 하지 않겠어요?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할 필요가 있어요.
이영선: 계속 이런 말 하다가는 중국산 먹을 거리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 같은데요? 그건 아니잖아요.
홍장호: 그건 아니죠.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하하.
조인정: 요즘은 학교에서 다 급식하잖아요. 그래서 엄마들이 김치만 따로 싸준다고 하더라고요. 김치 담그는 방법 배우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요리학원이 때 아니게 호황을 누리지 않을까 모르겠어요.
윤명진: 단무지 제조회사도 호황을 누리지 않을까?
이영선: 또 모르죠. 중국산 단무지도 문제라고 나올지도….
배해균: 제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말았으면 해요.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정부에서 신경 좀 썼으면 좋겠어요.
윤명진: 중국산뿐만이 아니라 국내산 음식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해요.
한국 축산식품의 살아 있는 역사 (주)선진(www.sj.co.kr 대표 이범권)은 1973년 설립 이래 30여 년간 양돈을 비롯한 사료사업, 육가공, 식육가공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한국 축산과 축산식품의 살아 있는 역사라 할 축산식품 전문기업이다.
사료사업 다음으로 주력하는 부문은 육가공사업. 맥도날드, 버거킹 등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에 오랫동안 공급했으며, 대형 패밀리레스토랑과 놀이동산 등의 위락시설에도 포크커틀릿, 패티 등의 냉동식 재료를 공급해오고 있다. 1992년에 시작한 식육사업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돼지고기의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 국내 1호 브랜드 돈육인 ‘크린포크’를 탄생시키며 브랜드 포크 시대를 열었고, 1994년 국내 최초로 일본 후생성 돈육 검역 절차 면제 판정을 받아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2004년에는 농림부가 주최한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돼지고기 부문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 선진은 생명·즐거움·자연을 상징하는 새로운 CI 발표와 함께 사료사업 부문의 해외 비중 확대와 크린포크 및 육가공사업의 체질 개선 등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2010년에는 올해 매출의 2배인 6700억 원, 2015년에는 1조 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는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5년 안에 모돈을 3만 마리로 늘려 국내 1위의 양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사료 연간 100만t 판매와 크린포크 50만 마리 생산, 육가공 브랜드인 SJFarms의 가치 창출을 통한 연간 5000t 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신규 해외 거점 6곳 이상을 개척해 2010년부터는 해외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20%를 거두는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이규복<기획팀장> |
<정리/임형도 기자 사진/김석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