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삼성화배 세계바둑오픈 본선 32강전-16강전이 9월 28~30일, 유성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열려 일단 8강 진출자를 가려졌다. 8강 중에는 한국이 6, 중국이 2, 일본은 전원 탈락이다. 그러나 그건 뭐 요즘 국제대회에서 늘 보는 현상이어서 특이하달 것도 없었는데, 그런 승부의 결과보다도 이번 대회기간에는 승부의 과정, 승부의 현장에서 기막힌 해프닝들이 줄을 이었다고 해서 더 화제다. 그중 두 장면을 보자.
<장면1-1도> 실전진행이다. 백1-3에는 흑4-6으로 연결이다. 흑6 다음 백A, 흑B, 백C로 끊는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엔 7쪽을 찔러보는데, 계속해서
<장면1-2도> 흑6에 백은 돌을 거두었다. 허망한 단명국. 흑6 다음 백A는 흑B로 슬슬 늘어 역시 연결이다. 수순 중 흑4가 정확한 수.
<장면1-3도> 흑1은 백4로 찝는 수가 있어 걸려든다. 흑5에는 백6, 흑7 따낼 때 백8로 또 한 번 쿡! 찝는다. 다음 흑A는 백B로 연단수, 흑C도 백B로 연단수! 흑D로 웅크리면 백B로 몰고 흑이 4의 곳 이을 때 백C로 몰아 축!
<장면 2> 무슨 딴 생각을?
이세돌 9단과 일본의 요단 노리모토 9단의 대국. 이 9단이 흑.
흑1 때 백2가 이해할 수 없는 동문서답. 흑3으로 막혀서야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백은 왜 A로 나가지 않은 것인지. 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장면2-1도> 실전진행. 백1도 이상하지만, 흑A를 방비한 수. 흑은 2~6백의 본진을 헤집어놓는 것으로 일찌감치 승세를 확립했다. 백3은 좌하에서 흑B를 경계한 것. 백C에는 흑D로 움직이는 수가 있다.
<바둑평론가 이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