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원인데 바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규모 판매 대금 지연 사태를 일으킨 전자상거래업체 위메프와 티몬의 모회사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지난 7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구 대표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 고객,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티몬 판매대금의 행방을 묻는 말에는 “정확히 모르겠다. 지금은 이야기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구 대표의 모호한 발언에 비판이 쏟아졌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티몬의 월간 판매 결제 대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도 이르게 되는 건데 그 돈이 지금 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거냐”며 “국민을 기만하느냐”고 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정산을 못 받은 피해 업체가) 이걸 보내왔다, 구속영장. 도망간다고. 또 뭘 보내왔는지 아느냐. 수갑을 보내왔다”며 “그 돈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구영배 대표 등을) 가급적 신뢰해야겠지만 최근 언행을 보면 상당히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가 있어 말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주부터 자금 추적에 집중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강한 불법 흔적이 있어 (지난) 주말 전 검찰에 수사 의뢰와 주요 대상자 출국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