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
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이병천 외 옮김·여문책·4만5000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불로소득(不勞所得)’을 ‘직접 일을 하지 아니하고 얻는 수익. 이자, 배당금, 지대(地代)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설명한다. 금융자본의 지배력과 대기업의 독과점이 강화되면서 불로소득의 개념은 점점 확장하는 추세다. 이 책은 불로소득이 만연한 자본주의의 모습과 역사적 기원을 추적하고,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일련의 정책에 따라 불로소득 자본주의가 어떻게 가속화되고 공고해졌는지를 증명한다.
토마 피케티는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자본 개념에 물적 자본, 유·무형 자산 일체는 물론 임대료, 이자, 배당금, 특허권료, 이윤 등을 포함했다. 피케티는 자본의 소유와 통제를 기반으로 자본주의 문제를 해석했는데 이 책의 저자인 브렛 크리스토퍼스는 ‘불로소득자 자본’의 근간이 되는 시장지배력 문제에 관심을 둔다. 이를 근거로 불로소득의 핵심 개념인 ‘지대’를 “경쟁이 제한적이거나 부재한 조건에서 희소 자산의 소유 또는 통제에서 발생하는 소득”이라 정의한다. 이렇게 확장된 지대 개념을 통해 토지 외에도 금융, 자연자원, 지식재산,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 총 일곱 부문의 ‘지대’를 폭넓게 다루면서 현시대 자본주의의 본질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저자는 지금의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신자유주의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마거릿 대처 총리 집권 시기 영국에 신자유주의가 공고하게 뿌리 내린 이후 정부가 금융자본, 인프라, 부동산 업계 등의 로비에 굴복한 사례를 들며 불로소득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4가지 대안도 제시한다. 시장독점 타파, 정의로운 조세, 정책과 경제구조의 진보적 전환, 과도한 민영화 방지와 공공 중심의 소유구조 재편 등이다.
계급 천장
샘 프리드먼, 대니얼 로리슨 지음·홍지영 옮김·사계절·2만6000원
같은 영국의 엘리트 계층에 종사하면서도 ‘노동계급 출신’과 ‘특권층 출신’ 간 임금 격차가 평균 16%에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원인으로 타고난 ‘특권’이 ‘능력’으로 오인되며 형성되는 ‘계급 천장’을 제시한다.
소녀들의 감정 수업
타라 포터 지음·백지선 옮김·또다른우주·1만8800원
과열된 경쟁과 SNS 문화 속에서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20대 여성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 법을 제안한다. 감정과 이성의 ‘균형’을 강조하며 호흡법과 인지훈련 등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모든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
메흐디 하산 지음·김인수 옮김·시공사·1만9800원
미국 최고의 인터뷰어이자 ‘독설가’로 알려진 저자가 ‘화법의 기술’을 전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청중의 성향을 파악하는 정서적 토론기법을 바탕으로 논쟁에서 ‘무조건’ 승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