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8색 여행특집

여행의 정석은 뭐니 뭐니 해도 ‘스릴’

주영재 기자
2022.06.27

롯데월드 부산에서 아이와 함께 짜릿한 로켓체험

부산시 동북부에 있는 기장군은 미역과 다시마, 멸치로 유명하다. 관광지로는 기장읍에 있는 해동용궁사가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오시리아관광단지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장군은 부산 안에서도 주목받는 관광지가 됐다. 특히 지난 3월 31일 이 관광단지 내 테마파크 존에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롯데월드 부산)’이 개장하면서 단숨에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롯데월드 부산의 대표 놀이기구인 ‘자이언트 스플래시’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롯데월드 부산의 대표 놀이기구인 ‘자이언트 스플래시’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롯데월드 부산 바로 옆에는 자동차·항공우주·선박 등 부산·울산·경남 지역 주력 산업과 관련한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국립부산과학관이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2.4㎞ 구간의 트랙을 루지를 타고 달리는 ‘스카이라인 루지’도 인근에서 인기 있는 방문지다. 6월 6일 오전 10시 개장 시간에 맞춰 롯데월드 부산을 찾았다. 이날 오후 부산 영도의 국립해양박물관을 가기로 한 만큼 이곳에선 롯데월드 부산을 즐기는 데만 집중하기로 했다.

심장 쫄깃해지는 자이언트 스플래시

롯데월드 부산의 정문을 들어서면 팅커폴스존이 나온다. 동화 속 요정마을을 옮겨놓은 듯하다. “여긴 요정마을이야. 요정들이 살고 있어. 기차 타고 요정마을을 돌아보자.” 아내가 아이들 손을 잡고 팅커폴스존에 있는 캔디 트레인으로 향했다. 4칸짜리 작은 기차인데 놀이공원의 중심부, 퍼레이드 로드를 따라 움직인다. 초행자들이 놀이동산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는 데 좋다. 캔디 트레인을 타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마음속에 점 찍을 수 있지만 이후에 온다면, 건너뛰고 좋아하는 놀이기구로 달려가 바로 줄을 서는 게 낫다.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대기시간이 30분은 훌쩍 넘어 캔디 트레인을 탈 여유가 없다. 눈앞에 보이는 회전목마를 먼저 타기로 했다.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기 전 마음을 가다듬는 용도로 좋아보였다. 안내원은 “혹시나 120㎝ 미만의 요정님이 계시다면, 안전을 위해 마차와 바구니, 회전컵에 탑승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놀이공원 안내원 특유의 말투로 말했다. 첫째 아이는 말을, 기자와 막내는 회전컵을 타려다 놓쳐 짐수레에 올랐다.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의 오셔나리움에서 바다거북이 헤엄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의 오셔나리움에서 바다거북이 헤엄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회전목마를 탄 이후 조이풀메도우존으로 갔다. 청룡열차, 바이킹 등을 어린이에게 맞는 ‘순한 맛’으로 바꿔놓은 곳이다. 아이들은 여기서 인생 첫 청룡열차인 ‘쿠키 열차’를 탔다. 100㎝ 미만의 어린이도 보호자와 함께 탈 수 있다. 레일의 꼭대기까지 마음을 졸이며 올라가다 이후 쏜살같이 레일을 좌우로 돌면서 내려와야 해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30분 넘게 기다려 겨우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타지만, 가족 모두 ‘해냈다’는 기분 좋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첫째 아이와 함께 쿠키 열차를 탄 후 ‘자이언트 스플래시’로 향했다. 40m 높이까지 올라간 후 떨어지면서 거대한 물벼락을 맞는 기구인데 멀찍이 떨어진 사람에게도 물보라가 날아올 정도로 강력하다. 첫째는 쿠키 열차의 성공에 고무됐는지 “난 탈 거야. 아빠 도전할 거지”라고 물었다. 자이언트 스플래시를 타려면 우의를 입어야 한다. 덥기 때문에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 입으면 좋다. 마스크도 다 젖기 때문에 벗거나 여벌을 준비해야 한다.

구명정 모양으로 생긴 놀이기구에 올라타자 한바퀴 돈 후 반대편 기둥 쪽으로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로켓에 올라탄 듯 중력 가속도가 느껴진다. 반대편 호수 쪽 기둥으로 올라가 떨어질 땐 무중력 체험을 하듯 몸이 붕 뜬다. 이때가 사실 제일 짜릿하고 무섭다. 한번 왕복한 후 두 번째에 최고 높이까지 올라가고, 그때 떨어지면서 물폭탄을 맞는다. 아내가 괜찮았냐고, 걱정했다고 말할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

롯데월드 부산은 규모는 작지만 재미있는 놀이기구만 모아놓아 아이들과 즐기기엔 오히려 좋았다. 너무 넓으면 걸어다니다 지치는데 딱 적당한 규모로 동선을 최소화했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푸드 드랍 레스토랑’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식당도 눈요깃거리가 된다. 주문하면, 요리가 레일을 타고 천장에서 테이블까지 실려온다. 음식 맛도 깔끔한데 보는 재미까지 있다. 점심을 먹고 나오자 때마침 오후 2시와 8시, 하루 두차례 열리는 ‘로티스 매직포레스트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무용수들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눈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롯데월드 부산의 푸드 드랍 레스토랑

롯데월드 부산의 푸드 드랍 레스토랑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배 축소모형들 / 주영재 기자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배 축소모형들 / 주영재 기자

거북과 인사 나누는 오셔나리움

퍼레이드를 본 후 부산 영도구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은 2012년 문을 열었다. 주변에 한국해양대학교와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국립해양조사원 등 해양 관련 기관이 밀집해 있다. 해양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해양생물부터 해양산업과 선박에 이르기까지 1만4000여점의 다양한 전시물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2층에서 3층에 걸쳐 있는 대형 터널형 수족관인 ‘오셔나리움’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상어와 가오리, 바다거북같이 전문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해양동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사람과 눈인사하듯 수족관 벽면을 따라 움직이는 바다거북이 인상적이다. 바다거북과 공생관계인 빨판상어가 거북이 몸에 붙어다니는데 내킬 때 붙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제 맘대로다. 모래 속에서 길게 머리를 내밀고 있는 얼룩무늬 정원장어는 물흐름을 따라 하늘하늘 움직이는데 귀엽기도, 징그럽기도 했다.

평소 로켓과 비행기, 자동차 등 운송수단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라 박물관 3층에 있는 각종 배모형 전시물도 신기하게 구경했다. 쇄빙연구선 아라온과 크루즈선,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자동차운반선 등이 매우 세밀하게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어 아이들은 오랜 시간 앞에 머물며 지켜봤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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